응? 너가 왜 거기서 나와?  막강한 콜라보레이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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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너가 왜 거기서 나와? 막강한 콜라보레이션의 힘
  • Written by Park chang Sun
  • March 0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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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마트에 갔다가 매우 놀라운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자일리톨 아몬드’ 였죠. 눈을 의심한 저는 충격적인 혼종을 보고 여러 생각에 잠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몬드를 먹으면 이 사이에 아몬드가 껴서 굉장히 까실까실한데, 자일리톨은 상쾌하니 상쾌한 까실함을 선사하는건가? 이 얼마나 놀랍고 해괴한 아이러니인가…’

심지어 그 자일리톨엔 치아보호성분도 들어가있다고 하니, 아몬드를 씹으며 치아를 건강하게 만드는 뭐 그런 원리인가보다 생각했습니다. 사실 더 놀라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와사비맛 아몬드도 있었고 오모리찌개 맛 감자칩도 나오고 맛짬뽕, 구운김맛 감자칩, 초코새우깡 등이 즐비한 과자코너를 바라보며 이것이 미래지향형 콜라보레이션인가? 싶었죠. 그래서 오늘 놀란 가슴을 잠시 가다듬고 자일리톨 아몬드를 하나 사들고 씹어먹으며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입이 매우 상쾌한데 퍽퍽하기도 한 이런 느낌을 고스란히 살려서 말이죠.

콜라보레이션
f3704fb3d365b63027ca8d484e8a9325.jpg출처 : 나무위키, 메디치가문의 문양

콜라보레이션은 익히 알고 있다시피 ‘협업. 협력하다’ 라는 뜻입니다. 그 시작은 15세기무렵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가문과 밀라노의 스포르차가문에서 비롯됩니다. 당시 메디치는 이탈리아의 정치가이자, 피렌체공화국의 통치자였는데 르네상스 시대를 빛냈던 예술계의 강력한 후원가이기도 했죠. 스포르차가문은 르네상스시대에 밀라노를 거점으로 지배세력을 펼치던 이탈리아의 귀족입니다. 이들은 권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밀라노와 피렌체를 중심으로 하여 예술, 시인, 화가, 외교, 학자 등을 막대하게 후원하여 하드캐리하기 시작했는데, 특정 예술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협업을 도모하기도 하면서 콜라보레이션의 개념이 탄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보면 메디치가 후원했던 미켈란젤로씨는 천지창조를 그린 화가로 유명하지만 사실 시도 쓰고 조각도 하고 건축도 했던 다재다능 1인 크리에이터(?)였습니다. 이런 예술가들이 우르르 모여있는 곳이라면 당연히 다양한 시도와 실험이 일어날 수 있었겠죠. 지금으로 따지면 코워킹스페이스를 마련해주고 다같이 보여 재능공유를 하는 일종의 플랫폼을 구축한 셈이네요. 그것도 엄청난 자금으로 말이죠. 부럽습니다.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콜라보레이션은 이 후에도 항상 ‘특별함’ 이라는 단어와 함께 등장했습니다. 산업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수많은 단일브랜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한정된 시장에서 다양한 생산자가 발생한다는 건 필연적인 경쟁을 야기할 수 밖에 없었죠. 네놈이 망해야 내가 살 수 있다!! 라는 비인간적인 경쟁과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가혹한 노동환경, 환경파괴, 과도한 확장 등 각종 폐해가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산업화의 가혹함에 지쳐버린 사람들은 러다이트 운동이나 차티스트 운동 등을 통해 인권과 노동권을 되찾고자 투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와중에 콜라보레이션은 경쟁만 가득하던 시장에 인간적인 연대와 협력의 빛과 같은 단어였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콜라보레이션은 순수미술 등 예술쪽에 국한되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죠. 당시에 폴 세잔, 쿠르베, 고흐, 마리 브라크몽과 같은 화가들이 등장하면서 예술계는 격동기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6f50780981a576aa4cf28d48be146a35.jpg출처 : Calvin Klein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던 예술계의 발전과 산업의 발전은 앤디 워홀 시대에 들어서 그 접점을 마련하게 됩니다. ‘녹색 코카콜라 병’ 이나 캠벨수프 등을 활용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한 획을 긋게 되죠. 물론 이 작품이 마케팅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여러 마케터들에겐 자일리톨 아몬드같은 문화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후 보드카 앱솔루트, 울라푸르 엘리아손의 루이비통, BMW등 유명제품들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본격적인 서막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확실히 콜라보레이션은 리미티드 에디션과 같은 ‘특별함’을 동반합니다. 이는 경제적으론 ‘소수생산’에 따른 희소성 때문이기도 하고,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자극되는 두뇌의 보상/쾌감영역의 긍정적 이미지가 해당 브랜드로 전이되는 인지효과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느 측면이든 브랜드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건 분명하죠. 이러한 브랜드 하드캐리 효과때문에 일찍이 패션계에선 콜라보레이션(이하 콜라보)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다양한 시도를 해왔습니다. 지금부턴 4가지 종류의 콜라보사례들을 살펴보며 그 특징들을 한 번 알아보도록 하죠.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콜라보

개인적으로 저는 미술관에 가면 뒤통수를 긁적이며 어색해지고 맙니다. 지난 추석에 놀러온 사촌동생이 내 컴퓨터 그림판에 그려놓은 것과 같은 작품이 왜 막 어마무시 대단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물론 그 스토리와 역사를 알게 된 후에도 여전히 미술관은 어려운 곳이긴 합니다. 그러나 자세한 미술의 화풍과 계파는 몰라도 일단 이름은 알고있다는 게 매우 신기한 일이고, 또 작품들을 보는 경험은 어색하지만 뭔가 수많은 의미 사이에 서 있다는 묘하게 뿌듯한 기분을 주곤 합니다. 이게 그 대단한거야!!...라는 느낌 말입니다. 예술의 유일한 목적은 인간에게 새로운 시각과 더불어 어떤 정신적 파동을 선사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파동은 작품을 보는 주변 사람들에게 알 수 없는 영감과 연대의식을 심어주죠. 미술관에선 모두를 입다물게 하고 콘서트장에선 모두를 떼창하게 만들듯 말입니다.

faa6f879e348488c9814b01ee535d5d1.jpg출처 : Calvin Klein

캘빈클라인은 이러한 떼창의 파동을 잘 알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캘빈클라이는 영국의 인디밴드인 ‘THE XX’와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물론 속옷에 THE XX를 자수놓는 그런 단순한 수준이 아니었죠. 캘빈클라인의 수석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라프 시몬스’가 THE XX의 뮤직비디오 크리에이티브 컨셉 디렉션을 담당하면서 뮤직 비디오 내에 캘빈클라인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미디어 콜라보였습니다. 뮤직비디오의 빈티지하고 감각적인 영상은 그 안에 등장하는 브랜드이미지 또한 젊고 강렬하게 느끼게 해주었죠. 복고적인 필터와 청춘내음이 매력적인 ‘I dare you’ 의 영상 속의 캘빈클라인의 손길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https://youtu.be/qqflFMhkqHM)

아티스트 콜라보에서 또 빠질 수 없는 사례가 바로 2015년 11월 H&M과 발망의 콜라보레이션이었죠. 물론 이 때의 콜라보 프로젝트는 브랜드와 브랜드의 콜라보였지만 그 내용으로 봤을 땐 사실 아티스트 콜라보라고 보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H&M은 발망과의 콜라보레이션에 앞서 캠페인 화보에서 부터 촬영에 포토그래퍼 마리오 소렌티(Mario Sorrenti), 화보모델에는 켄달 제너(Kendall Jenner), 지지 하디드(Gigi Hadid), 조단 던(Jourdan Dunn), 하오 윈 샹(Hao Yun Xiang), 더들리 오쇼네시(Dudley O’Shaughnessy) 등이 참여시켜 고급스러운 콜라보의 시작을 화려하게 알렸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그토록 저렴한 가격에 발망의 디자인을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은 뭐 화보가 아니었더라도 이미 엄청난 기대감을 모으기에 충분했죠.

이외에도 국내에선 ‘탑텐’이 여러 뮤직아티스트 들과 함께 뮤직콜라보 티셔츠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뜨거운 삶을 하얗게 불태워버렸던 커트 코베인 옹과 데이비드 오위, 섹스 피스톨즈, 푸 파이터스 등 입는 순간 중지와 약지를 오므리게 만드는 아티스트들을 주제로 락스피릿 넘치는 그래픽 아트웍을 진행했죠.

이러한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는 브랜드를 단순한 판매를 상품보단, 예술적/소장가치를 지닌 아이템으로 여기게 하는데, 여기에 잘 셋팅된 오프라인 매장과 컨셉츄얼한 구매경험까지 플러스된다면 브랜드이미지를 격상시키는 데에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반면 세상 멋진 아티스트와의 콜라보 코너인데 팝업하나 없이 밋밋한 진열대에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썰렁한 분위기라면… 그 반대가 될 수 있겠죠.

브랜드와 캐릭터의 콜라보

아티스트 못지 않게 세계사람들을 열광시키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 있습니다. 그렇죠 바로 스폰지밥입니다. 이 무시무시한 캐릭터 시장은 캐릭터가 이제 단순히 가상의 오락거리가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셀럽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2015년 기준 캐릭터 시장은 1,702억3,800만 달러로 추산됩니다. 사실 어떤 숫자인지 가늠도 잘 되지 않습니다. 2015년 우리나라 가 정보통신기술로 수출한 총액이 1700억 달러니까 한 나라에서 하나의 산업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을 가상의 캐릭터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것과 같군요. 스누피나 스폰지밥, 미키마우스, 헬로우키티 등과 같이 지속적인 팬층이 존재하는 캐릭터와 마블, 포켓몬, 디즈니&픽사 캐릭터, 캐리비안의 해석, 해리포터 등 스토리의 열풍을 기반으로 한 캐릭터까지 다양한 가상의 주인공들은 스크린밖으로 뛰쳐나와 현실세계에서 우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질스튜어트는 악세서리 라인에서 디즈니의 ‘밤비’캐릭터와 한정판 콜라보를 진행했었죠. 하트하트하고 사슴사슴한 느낌이 브랜드에 캐쥬얼하고 귀여움을 더했습니다. 프랑스 남성 브랜드인 브로이어 블루는 ‘마블’ 캐릭터와 캡슐 컬렉션을 진행했죠. 마블은 다양한 캐릭터와 시즈너블하게 출시되는 영화에 맞춰 전략적으로 리뉴얼하기 참으로 좋은 콜라보 아이템이라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분명한 컬러와 시그니쳐가 있으니 정말 탐나는 캐릭터가 아닐 수 없죠.

9a9881a4b9910371eda064dfdb9777f8.jpg출처 : 스파오

스파오는 네이버의 라인프렌즈와 콜라보 굿즈를 출시했습니다. 나염 및 자수를 통해 캐릭터 디자인과 문구가 새겨진 형태의 악세서리와 의류제품들 입니다.

막상 카카오프렌즈 스토어만 가봐도 캐릭터와 상품/패션의 콜라보가 얼마나 대단한 수준인지 실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라이언 잠옷을 입진 않지만, 털실실내화는 탐나더군요. 대신에 이번에 이지 마피아에서 공개한 아디다스에서 드래곤볼과 콜라보 신발은 정말 굉장했습니다. 물론 2018 년 11월 출시예정 인지라 아직은 가능성 수준이고 목업이미지로만 등장했습니다만, 사실 그 뉴스를 듣고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설마 손오공얼굴을 자수로 새기거나 용을 그리진 않겠지?...라는 동공떨리는 두근거림말입니다. 그런데 명확한 컬러대비로 캐릭터를 표현한 것이 아주 기발하고 놀라웠습니다. 베지터는 특히나 매우 지르고 싶은 욕망에 휩싸이더군요. 아직 계속 업데이트가 진행중이라고 하니, 부디 출시된다면 자일리톨 아몬드가 되지 않길 기원해봅니다. (끊임없이 고통받는 자일리톨 아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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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이러한 캐릭터는 대중적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아티스트와의 콜라보와는 또 다른 차원의 유쾌함이 있죠. 그리 심오하다거나 어렵지 않으면서 쉽게 자신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과 모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사랑받는 콜라보입니다. 다만 그 협업의 결과물이 정말 특징을 잘 알아볼 수 있게 잘 녹아들었을 때 얘기이지요. 등판에 엘사자수만 박아놓는 시대는 이제 지났으니까요. 색이나 특징, 특유의 문향 등 다양한 요소들을 절묘하게 녹여내면서도 너무 대놓고 티나지 않아야 하므로 여러가지 고민이 필요한 콜라보 프로젝트입니다. 또한 대중성이란 건 굉장히 속도가 빠르고 급변하기 마련입니다. 어떤 캐릭터는 전세계적 인기를 누렸음에도 얼마 후 아이들의 장난감이나 뾱뾱이신발 정도로 전락해버리는 경우도 있고, 예술성과 작품성에서 극찬을 받은 작품이지만 콜라보를 진행하기엔 뭔가 특징이 아쉬운 캐릭터도 있습니다. 픽사의 ‘월-E’나 ‘업’ 경우를 생각해볼까요. 아직까지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지만 캐릭터 파워만으로 성공한 케이스는 아니기에.. 섣불리 콜라보를 하기엔 망설여집니다. 폭발성애자 마이클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는 굉장한 콜라보 가능성을 ‘처음엔’ 내비췄지만… 4편에 이르는 동안 지겨워져버리기도 했고 흥행과 혹평을 동시에 달성하며 애증의 작품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범블비는 초반에 제대로 캐릭터화 되는 바람에 쉐보레에서 꽤나 즐거워했죠. 그러나 나머지 수많은 캐릭터들을 패션제품에 녹이기엔 뭔가 2% 아쉬워 보인달까요.

캐릭터는 ‘존재자체’ 보단 캐릭터를 둘러싼 ‘스토리와 여론’에 의해 확장되고 성장합니다. 예술과의 콜라보가 소장가치 및 희소성을 제공한다면 캐릭터와의 콜라보는 호기심과 실용성, 재미와 개성을 제공합니다. 때문에 구매 시에 디자인적 요소, 캐릭터에 대한 여론, 실용적 측면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한 평가도 함께 이루어지곤 하죠.

브랜드와 브랜드의 콜라보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일 것 같은 브랜드끼리, 또는 심지어 경쟁사끼리 콜라보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치명적인 라이벌관계인 버거킹과 맥도날드는 종종CF를 통해 우정(?)을 선보이고 합니다. 이번엔 직화구이그릴에 대한 라이센스가 끝났으니 너도 우리 껄 맘대로 쓰도록 해라고 관용을 베푸는 듯한 크리스마스 선물CF를 선물하더군요. 브랜드와 브랜드의 콜라보는 각기 지니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합치면서 고객까지도 상호공유할 수 있다는 묘한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이는 두 브랜드 모두 긍정적인 이미지를 지니고 있을 때 큰 도움이 되겠죠?

535732727eea734c09b1d9bbe779ff60.jpg출처 : 이스트팩

이스트팩과 스티키몬스터랩의 콜라보는 아주 이색적입니다. 이스트팩의 패디드팩과 피나클 라인과의 협업이었는데 협업로고가 매우 예쁘더군요. 더 놀라운 것은 이 둘이 협업을 하며 현대인의 ‘솔로 라이프스타일’이라는 테마를 만들어냈다는 점입니다. 서로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힘겨루기를 하는 것이 아닌 ‘도시 곳곳을 세상과 함께 탐구하는 완벽한 동반자’ 컨셉으로 둘 만이 지니고 있는 특성, 즉 스티키 캐릭터의 특유의 시크한 표정과 미니멀한 디자인, 그리고 이스트팩이 지닌 활동성과 시티라이프를 절묘하게 살려내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제품을 스토리텔링하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아주 구매하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기 힘들었던 콜라보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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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NC백화점 2층에 위치한 행텐은 코카콜라와 협업으로 행텐x코카콜라 에디션을 출시했습니다. 빨간색과 검은색, 화이트의 강렬한 대비는 역시 눈에 확 띄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이 콜라보가 그리 아름다운 것이었나에 대해선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분명 예쁜 콜라보제품이 나올만한 거대한 콜라보인데 색상과 로고차용만으론 ‘아메리칸 서핑과의 감성과 코카콜라의 젊고 자유로움’ 을 표현하기엔 역부족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200f83d5949f4b62492dd77e80d19667.jpg출처 : MLB korea

반면 MLB는 해외스트릿 브랜드인 빈트릴(BEENTRILL)과 콜라보를 통해 기존 MLB의 감성에 스트릿느낌 물씬 풍기는 스웩을 줄줄 흘렸습니다. 블랙앤 화이트의 강력한 대비 또는 블랙앤 골드의 힙스러운 감성을 잔뜩 담아내면서 강한 개성을 풍겼죠. 마치 한 브랜드의 다른 라인업과 같은 느낌을 주더군요. 자연스러움이 돋보이는 콜라보입니다.

확실히 브랜드와 브랜드의 콜라보에서 중요한 것은 두 브랜드가 지니고 있는 고유한 색깔과 메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A라는 브랜드를 들었을 때 느껴지는 감성과 B라는 브랜드를 들었을 때 느껴지는 감성이 아주 명확해야 하죠. 그래야 합쳐졌을 때 어떤 맛이 될 지 기대가 되니까요. 심지어. A와 B중 어느 하나가 그리 인지도가 없는 상태라고 해도, 나중에 사람들이 결과물을 봤을 때 확실히 두 브랜드의 색깔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제품이어야 합니다. 스티키와 이스트팩, 빈트릴과 MLB의 협업은 각각의 브랜드가 지니고 있는 고유한 색을 서로 잘 살렸던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행텐의 경우는 코카콜라의 이미지가 너무 강력했던 힘의 비대칭도 있고, 두 브랜드의 메시지와 스토리가 잘 드러나지 않는 콜라보였던 아쉬움이 있습니다.

브랜드와 캠페인의 콜라보

브랜드가 무형의 메시지와 콜라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표면적으로야 무슨 협회, 단체, 기구 등의 협업이지만 실제론 그 ‘메시지’에 동참하는 것이죠.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예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을 위한 팔찌라던지, 에이즈피해자를 위한 티셔츠 등을 얘기합니다. 패션은 자연스러운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이러한 가치관에는 본인의 신념과 시선도 포함되죠. 우리가 오래도록 가방에서 세월호 리본을 떼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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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브랜드인 K2는 세계적인 자연보전기관인 WWF(세계자연기금)과 협업하여 “Protection for all”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캠페인은 자연환경을 바탕으로한 여러 활동을 하는 환경운동가, 다큐멘터리 작가, 과학자, 탐험가, 포토그래퍼 등에 대한 리스펙과 자연보호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WWF콜렉션에선 옥수수나 대나무 등 분해가 쉬운 친환경소재를 채택하여 생분해가 가능한 의류라인을 생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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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시작된 캐나다 슈즈 브랜드인 ALDO는 지난 30년간 에이즈 퇴치운동을 위해 애써오고 있습니다. 매출의 일부를 에이즈 프로그램개발을 위해 기부/환원했죠. 2015년엔 VFILE와 콜라보한 AFA friendship 팔찌를 발매했습니다. 개성넘치는 팔찌는 운동화끈을 컨셉으로 만들어 졌죠. 사실 위안부할머니를 위한 희망나비팔찌나 이러한 AFA friendship 팔찌에서도 볼 수 있듯 팔찌는 꽤나 유용한 메시지 전달 수단입니다. 티셔츠에 대문짝만하게 적힌 메시지도 물론 효율적이겠지만 너무 직접적이고 또 단체복이나 워크샵복으론 좋겠지만 일상복으론 좀 애매한 느낌이 있죠. 하지만 팔찌나 양말 등은 부담이 없으면서도 나의 가치관을 은연중에 그러나 명확히 드러낼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자신의 의견을 너무 과하게 드러내고 싶지 않아하는 현대인들에겐 제격인 아이템인 셈이죠. 교내 따돌림에 반대한다는 아이들의 소리없는 아우성이 양말을 통해 드러났던 한 실험사례에서와 같이 말입니다.

콜라보레이션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관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만들어내는 놀라운 시너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물론 모든 콜라보가 항상 성공적인 것은 아니죠. 때론 결이 맞지 않거나 붕 떠버리는 느낌 때문에 이것이 콜라보인지 아니면 짝퉁같은 걸 만들어놓은 것인지 헷갈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좋은 콜라보레이션은 새로운 인사이트와 메시지를 만들어내고 경쟁만이 가득한 시장속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콜라보레이션의 가치와 그 효과를 생각해보건데, 어쩌면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상대방을 억누르고 올라서려는 거친 발걸음이 아닌 서로의 브랜드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발맞춤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상생의 실험을 해왔던 패션과 예술계의 사례를 통해 좀 더 다양하고 혁신적인 시도들이 이루어지길 소비자로써 기대해봅니다.

특히 베지터 신발을요.